헤드헌터로서 매일 수십에서 백여개의 이력서를 검토하고, 수백 명의 경력자들을 만나면서 늘 하나의 의문이 있었습니다.
"왜 같은 직무, 같은 직군인데도 연봉 차이가 이렇게 클까?"
”연봉과 커리어에 상관관계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경험 상 같은 연차, 동일 직무라도 연봉의 차이가 최대 4~5배까지 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오늘은 제 오랜 고민가운데 찾은 나름의 답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학벌과 회사네임밸류의 한계
의례 짐작하는 것과 같이 연봉,커리어를 떠올렸을 때, 바로 따라오는 것이 학벌이나 회사 네임밸류입니다. 물론 이런 요소들이 초기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은 사실입니다. 고소득 직군을 차지하고 있을 확률도, 통계적으로도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커리어, 연봉을 좌우하는 것이 학벌과 회사인가?
조금만 찾아봐도 수많은 예외사례들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좋은 학벌에도 낮은 연봉을 받는 사람, 반대로 학벌이 뛰어나지 않아도 커리어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전국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수재이지만 평범하게 사는 경우도, 이 반대의 경우도 역시 성립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마 여러분의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학벌과 회사 이름은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춰주지만,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격차를 만드는 것: 태도
수많은 사례를 보며 하나하나씩 지워나갔을 때,
제가 지우지 못한 단 한가지.
바로 '태도'였습니다.
어쩌면 조금 싱겁게, 당연하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태도는 단순히 예의 바르고 성실한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가 정의하는 태도는 상황을 이해하고 해석하며,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능력입니다. 상황이 어려운 것 알지요. 그럼에도 답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자원을 활용해 해결책을 찾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자세가 바로 태도입니다.
태도는 실력과 경력을 담는 그릇
아울러 저는 태도를 그릇에 비유합니다.
요리를 할 때, 요리에 맞는 재료를 경력, 그리고 재료의 맛을 내는 것을 실력이라 한다면,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이 바로 태도입니다.
아무리 좋은 경력과 실력을 가지고 있어도 태도가 부족하면 그 가치는 반감됩니다.
반대로 태도가 좋으면 같은 경력과 실력이라도 그 가치가 극대화됩니다.
좋은 재료로 요리를 해도 그릇이 엉망이면 음식의 품격이 떨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말하는 태도의 중요성
일본 교세라의 창업자는 이나모리 가즈오는 그의 저서들에서 인생의 성패를 수식으로 표현했습니다.
"인생·일의 결과 = 능력 × 열의 × 태도"
그는 여기서 능력은 선천적인 부분, 열의는 후천적인 것을 뜻합니다.
능력과 열의는 각각 0점에서 100점까지 평가되지만, 태도는 -100점에서 +100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합니다. 아무리 능력과 열의가 뛰어나더라도 태도가 부정적이면 결과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나모리 회장은 평생 어려운 환경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로 위기를 극복해왔습니다. 불황기에 직원 해고 대신 모두가 급여를 삭감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살렸고, 파산 직전의 JAL(일본항공)을 인수해 흑자로 전환시키는 기적을 이루어냈습니다.
그의 성공 비결은 언제나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태도"였습니다.
빅터 프랭클이 말하는 태도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정신의학자인 빅터 프랭클은 그의 명저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태도의 선택'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자유라고 주장했습니다.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을 수 있지만, 주어진 환경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자유만큼은 빼앗을 수 없다.”
그는 또한 『로고테라피』에서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라고 조언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어바웃타임의 마지막교훈은 이 로고테라피와 놀랍도록 닮아 있습니다. 찾아보니 빅터프랭클에게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리처드커티스 감독은 본인이 생각하는 완벽한 하루는 라스베가스에서 돈을 따거나, 오스카상 후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저녁을 먹고,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는것과 같은 평범한 일상이라 언급했습니다. 그것이 너무 단순하여 시간여행을 추가했고요. (출처 : The Film Pie)
태도를 강조하는 이유
사실 취업, 이직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학력, 첫 직장을 바꿀 수 없습니다. 이미 지나버린 과거이기 때문에, 그대로 명기할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태도는 바꿀 수 있습니다. 태도는 주관적으로 바꿀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요소입니다.
내 상황과 환경을 이해하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반응하는 능력이 바로 태도입니다.
제가 권고사직을 당하거나, 계속되는 서류, 면접 탈락인 분들에게 드리는 말씀입니다. 시장을 냉정하게 볼 필요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내가 노력한다고,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가 상대방의 어투를, 온도를, 시선을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내 시선은 바꿀 수 있습니다.
경험상 오히려 객관적으로 볼 때, 기대를 많이 내려놓을 때에 시도를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태도를 쌓는 것은 종이장 하나를 쌓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물의 두터움이 배를 띄우고, 공기의 두터움이 새를 날게 합니다.
(장자 소요유편 인용) 태도를 바꾸는 것은 세상을 장밋빛으로 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자는 뜻입니다.
세상이 여러분 편이 아니라고 한다면,
여러분이 먼저 세상편이 되어보세요.
어쩌면 세상도 여러분 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구독자에게는 <이직의 정석> 저자가 쓴 경력기술서 가이드북📕을 드립니다.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연봉협상, 경력기술서, 이직 컨설팅 등 모든 서비스는 제가 직접 1:1로 진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