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직이 많아요. 그때마다 회사 상황으로 여러 직무를 경험했어요'
'회사에 오래다녔지만, 경력기술서에 마땅히 쓸게 없어요.'
'잦은 인사이동, 조직 변경이 있었는데, 물경력으로 보지 않을까요?'
최근 1:1 컨설팅 프로젝트의 멘티분들을 만나뵈면서 종종 듣게 되는 질문입니다.
물경력이란 무엇일까요? 과거 제가 잡플래닛과 인터뷰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해보았습니다.
물경력, 뾰족함과 날카로움이 없는.
제가 생각하는 물경력은 직무 전문성이나 이직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뾰족하지도, 날카롭지도 않은 경우입니다. 뾰족하지 않다는 것은 직무상 차별화 된 지점이나 특화된 역량이 없다는 의미이며, 날카롭지 않다는 것은 경력에서 요구되는 수준대비 업무 성과가 미비한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차별화된 역량이 없거나 경력에 비해 전문성이 부족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죠.
잡플래닛에서 3,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물경력 자가진단 테스트' 결과, 무려 46.2%가 '물경력 위험군' 또는 '물경력 주의요망' 그룹에 속했습니다.
물경력의 증상들
물경력은 단순히 직무가 변경되었거나, 업무 영역이 넓은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경우는 회사에 상황에 의해서 변화를 맞이한 경우도 있지만, 본인의 탁월한 성과나 회사가 핵심인재(임원)으로 양성하고자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아래는 제가 생각하는 대표적인 물경력의 증상들입니다.
신입사원에게 일을 한두 달 가르쳐주면 비슷한 수준의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경우 성장 없이 소모적이고 반복적인 일만 계속 담당하는 경우 잦은 보직 변경으로 전문성을 기를 시간이 부족한 경우 업무 성과를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
위와 같은 상황이라면, 공통적으로 1) 어느 포지션에 지원할지 모른다거나, 2) 지원할 때도 업무 내용이나 성과를 적기에 어렵습니다. 해당 직무, 연차라면 응당 경험해보길 기대하는 영역에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커리어를 인정받으려면,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부품이 아닌, 린치핀과 같은 역량을 지녀야 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린치핀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특수성과 희소성에 기인한 것으로 내 의지 만으로 얻을 수 있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 직군이 이런 희소성이 없는 상황에서 쓰임이 있으려면, 손에 익고 탁월해야 합니다.
물경력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
그렇다면 물경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맡은 업무를 탁월하게 잘하세요.
소모적이고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할 때도 다른 이들보다 월등히 잘해내려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똑같은 취합업무도 남들보다 탁월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주니어에게 비중있는 업무를 맡기는 경우도, 검증되지 않은 사람에게 처음부터 기회를 주는 경우는 없습니다. 테스트를 거쳐야 비로소 자격이 생기는 것입니다.
2. 그리고 자신의 원하는 바를 말하세요.
지금 진행하고 있는 업무에서 새로운 도전을 희망한다면, "다른 업무도 제가 같이 해볼 수 있을까요?"라고 적극적으로 어필해보세요. 이때 전제가 되는 것은 성실함과 조직에서의 인정. 즉, 평판입니다. (부적응자, 저성과자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는 조직은 없습니다.) 아울러 보직변경, 직무확장은 이직보다는 현직장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즉 새로운 업무나 확장을 원하신다면 이직보다는 지금 직장에서 기회를 잡으시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쉽습니다.
3. 한 번은 뿌리내리는 시기를 가져보세요.
매번 강조하지만 이직의 재료는 철저히 '경력'입니다. 즉 이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금 직장에서의 업무가 가장 중요한 것이예요. 그렇기 때문에 이직을 위해서도 본인의 전문성을 위해서도 한번은 진득하게 뿌리내려 보실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야 근력이 생깁니다. 아울러 최선을 다해야만 취할 수 있고, 또한 후회없이 버릴 수 있습니다.
어떤 식물도 허공에 뿌리를 내리는 경우는 없습니다.